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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예술 通] 왜동아리 마당극인가?

박성희 남구학산문화원 사무국장 인터뷰

송정노 0 4194 2018-05-15 15:04:27
 
박성희 남구학산문화원 사무국장

                                                    
                                              "동네 이야기를 꽃으로 피어냅니다"
 
남구 주안3동 기흥주택 할머니들이 민요를 연습하는 장소는 평상이다. 할머니들은 마당극을 연습하기 시작하면서 마땅한 연습 공간을 찾을 수 없었다. 할머니들의 사정을 안타깝게 봤던 남구학산문화원과 미디어축제 사무국 직원들이 1만~2만원씩 모금에 나섰다. 여기에 사회적기업 행복창작소가 거들어 할머니들에게 평상을 만들어 드릴 수 있었다. 그 평상이 마당극의 연습공간으로 자리를 잡았고, 할머니들의 민요 동아리 이름을 ‘기흥마당’이 되게 했다. 2014년의 이야기다.
 
평균 나이 80세의 할머니들은 평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여름 한 철 내내 고구마 순을 까는 부업을 했다. 고구마 순을 까는 공동작업은 할머니들의 겨울나기를 위한 월동 준비였고, 공동체를 일구어가는 손짓이기도 했다. 기흥주택 할머니들은 2014년 ‘학산마당극놀래’ 축제에서 사미골의 유래와 주안3동의 현재를 이야기하는 민요극으로 주안3동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남구 관내 21개 동마다 ‘마당문화예술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꽃은 저마다 빛깔과 향기가 다른 21송이다. 남구학산문화원이 고랑을 파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었다. 박 국장은 남구에 마당문화의 꽃을 피우는 농사를 5년째 짓고 있다.
 
“기흥마당 할머니들은 재개발 되기 전에 너무 무료하고, 경로당에 가서도 소외당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었지요. 평상에서 7개월 동안 예술가와 할머니들과 ‘내 이름 찾기’를 했어요. 무대에 오른 할머니들은 펑펑 울었지요. 80세를 넘어선 할머니들이 긴 세월 잃어버렸던 이름을 서로 불러주면서 자아찾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박 사무국장의 소회는 차분했지만 울림이 깊었다. 그는 이어서 동아리 마당극의 영역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또 마당극이 왜 필요한지를 말했다.
 
"21개 동아리의 공연은 한,두 영역에 국한되지 않아요. 춤과 퍼포먼스, 사물놀이, 풍물굿, 민요극, 창극, 탈춤, 연극, 인형극, 난타 등 다양한 갈래를 포괄합니다. ’학산마당극놀래‘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은 동아리 구성원들이 공동 창작한 것으로




            주안3동 마당예술동아리 기흥마당이 2014년 '학산마당극놀래'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재작년 마당극 무대에서 주안3동 ’기흥마당‘은 민요를 하고, 60세 이상 단원들로 구성된 숭의 1,3동 ’학산실버마당예술단‘은 연극을 선보였다. 용현5동 시민합창단과 주민센터 직원들이 모여 만든 ’우리동네 합창단‘은 노래를 했고, 학익2동 엄마들과 아이들이 모여 만든 ‘반짝반짝 무지개’는 춤을 췄다.
 
“1990년대 말부터 시민사회가 급성장했어요. 시민들 사이에 ‘나도 예술가’ '나도 작가‘ ’우리도 창작할 수 있다‘는 문화의식이 싹텄고 문화정책에도 그런 흐름이 도입됐습니다. 시민사회가 성장하고 정보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면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도 엷어졌지요.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문화와 예술이 현대사회의 지역공동체 붕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제가 된다는 점입니다. 문화로 지역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마당극 동아리의 씨앗이 뿌려진 것이라고 볼 수있습니다.“
 
남구는 올해 마당극 동아리 지원에 7천만원을 투입한다. 마당예술동아리의 대동축제인 ’학산마당극놀래‘에 4천7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을 포함하면 전체 예산 규모는 대략 1억원이다.
 
"1억원의 예산이 작은 규모가 아니라는 시선도 있습니다. 정량적인 성과를 보여달라는 주문도 있었습니다. 동아리 마당극은 주민들이 예술가의 지원과 안내를 받아 다양한 표현을 배우고, 음악과 춤 등 기초예술의 장르를 융합해 주민공동의 문제를 표현하고 해결하는 장입니다. 소외 계층의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해 공동체를 회복하는 집단 신명이기도 해요. 꼭 필요한 사업이고 성과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마당예술동아리 사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그는 어느새 달라져 있는 주민들이 모습이 때론 게으름에 빠지려는 자신을 오히려 채근한다고 밝혔다.
 
”이웃에 관심이 없던 주민들도 동아리 활동을 하게되면 우선 동료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동네가, 지역이 눈에 들어오고 관심과 애정이 생기지요. 요즘 주민들은 만나면 집을 방문하는 통장들에게도 친절해지고,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에게는 문화에 관심이 있냐고 먼저 묻곤 한다고 얘기합니다“
 
사업을 시작해 처음 동을 돌아다닐 때에는 주민들에게 말도 못 붙이고 쫓겨나기도 했고, ’그게 되겠어?‘라는 주민들의 싸늘한 반응은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는 그는 이제 주민들이 마당예술동아리가 왜 필요한지를 대신 말해주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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