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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업 리뷰 - 역사를 돌아보며.

geon06 0 6801 2013-06-07 08:18:04

영화 '라운드 업'은 세계 2차 대전 중 나치 독일에 협조적이었던 프랑스의 비시 정부가 행한 끔찍한 사건을 다룬다.

일명 '벨디브 사건'

 

1942년 7월 16일 새벽 4시.

프랑스 경찰들이 유대인들을 검거하기 시작한다. 미리 알려주지도 않았고 왜 검거하는지 알려주지도 않았다. 그렇게 검거된 유대인만 1만 3천명이었다. 그들은 경륜장에 수용되었다.

 

 

 

한 건물에 살며 매일같이 붙어다니던 조와 시몬 그리고 노노도 부모님들과 함께 잡혀간다. 가슴에 노란별을 달고 차별받으며 살아야 했던 유대인들은 이른 아침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잡혀간다. 가족 중 한 명이라도 빠져나가게 해보려 노력을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검거인원 목표치를 채워야하는 프랑스 경찰은 그들의 애원에 차갑기만하다.

 

그렇게 검거된 유대인들은 경륜장에 수용된다. 물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그곳에서 유일한 의사는 데이비드(장 르노 역)다. 그 곳으로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한 간호사 아넷(멜라니 로랑 역)이 온다. 프랑스인인 그녀는 유대인들을 위해 특히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지만 아무 지원도 없는 그곳에서 해줄 수 있는것이 없다.

 

 

 

영화에서 프랑스인들이 유대인들을 도와주는 몇 장면들이 있다. 나치 독일에 협조하여 유대인을 잡아들이는 정부 요인들과 경찰들, 유대인들을 차별하는 사람들, 그리고 유대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 같은 프랑스인이지만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다르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생각해봤다. 일제시대, 6.25를 지나면서 제주 4.3과 광주 5.18을 지나면서, 같은 나라 같은 민족이었던 우리 앞세대들은 어떠했을까. 나치 독일 하에 있던 프랑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본다. 서로를 혐오하고 없애려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사람으로서 이웃으로서 인간적인 대우를 했던 사람들도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어떤가. 독일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전범도 철저한 재판을 통해 처벌하고 이어지는 정부의 수장들도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다. 프랑스도 비시정부가 한 잘못을 시라크 정부에 들어 인정했다. 그러나 일본은 전범들을 야스쿠니 신사에 모셔 총리가 참배를 하고 일제의 각국 침략을 정당화하려 하며 새로운 영토분쟁을 일으키며 다시 제국시대를 꿈꾸는 듯 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일제에 협조한 친일파들은 반민특위를 구성했으나 척결하지 못했고 그들은 다시 권력을 잡았다. 그당시 일제의 권력에 붙어 그 이후 미군정과 결탁하여 그렇게 권력을 잡고 돈줄을 잡은 사람들의 후손은 지금까지도 그것들을 놓치지 않고 있다. 역사를 올바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정리하고 인정하는것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또 하나의 인상깊은 장면은 용광로 장면이다. 나치 독일은 얼마나 무차별적이고 비인간적으로 유대인들을 죽이고 살아서도 죽어서도 얼마나 비인간적인 대우를 한 것일까. 잠깐으로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그 장면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기계적으로 던져지는 실루엣들은 나치 독일의 만행을 함축적으로 보여주었다. 결국 벨디브 사건에서도 어린이를 포함한 1만3천여명의 유대인중에 단 25명만이 생존했다고 한다. 그들은 유대인이라면 어린이에게도 자비가 없었다.

 

 

 

역사적이고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지만 역시나 아이들 덕분에 뻔하지 않은 흐름을 보여주었다. 언제나 귀여운 말투와 행동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노노. 마냥 어린아이들 같았지만 노노와 친구를 지키기 위한 의젓한 모습까지 보여주었던 조와 시몬. 가족들과 떨어지고, 엄마를 잃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당황스럽고 무서운 일들이 계속 벌어지지만 아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지낸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풀어낸 부분이 많았지만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약간은 지루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나치 독일과 비시정부의 관계나 프랑스내 나치 협조자들과 유대인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관계가 조금 더 표현되었으면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거나 흥미요소가 많이 들어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를 알아가는 방법으로 영화는 역시나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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