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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우리내 놀음굿 '황해도평산소놀음굿'

jiyeon 0 6881 2013-05-13 02:27:09

황해도평산소놀음굿을 아시나요?

 4월 막바지 때 아닌 봄비가 한창이더니 시침 뚝!
여름이라도 다가올 듯 햇살이 뜨겁습니다.

모처럼의 휴일인 일요일, 누가 보는 것도 아니지만 늘 입던 트레이닝복과 청바지를 벗어던지고
꽃무늬 원피스를 차려입고 카메라를 어깨에 멥니다.
봄 소풍을 떠나는 마음으로 공연 관람을 위해 수봉공원으로 향합니다.
햇살이 좋은 이런 날 느닷없이 멋을 부리고만 싶어지는 걸 보니 아직 봄이긴 한가 봅니다.

수봉공원 입구로 향하는 언덕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조금씩 땀이 납니다.
멀리 사람들의 그림자가 보이고 요새 부쩍 자주 만나는 로맨틱의 상징 솜사탕 기계가 보이더니
문화회관 옆 수봉공원 민속마당에는 이미 사람들의 북적거리는 소리가 가득합니다.
일요일 오후 3시 수봉공원에서는 무형문화재 상설공연이 진행됩니다.
야외공연이나 길거리 공연에 익숙한 저에게도 무형문화재 공연은 낯설기만 합니다.
문득 낯설음에서 오는 자기반성을 해봅니다.
좋은 것들을 하나 둘씩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4월 28일은 ‘황해도평산소놀음굿’ 공연이 있는 날이였습니다.
황해도 평산이라는 지명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소놀음굿이라니 소?놀이?굿?
왠지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묘한 조합입니다.

잠시 황해도평산소놀음굿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황해도평산소놀음굿은 1988년 8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90호로 지정되었으며
황해도 평산 지방에서 전승되던 놀음굿 이라고 합니다.
황해도평산소놀음굿은 소놀이굿, 소놀음굿, 소굿, 마부타령굿 등으로 불리며,
경사(慶事)굿의 일부로서 제석거리에 이은 하나의 새로운 절차로 행해진다고 합니다.
즉 환자가 생겨 악귀를 쫓거나 달래는 우환(憂患)굿과는 달리
'잘 되라’고 하는 경사굿이며, 농사나 사업, 장사의 번영을 빌거나 자손의 번창을 비는 굿입니다.
이때는 온 마을이 축제 분위기가 되어 이 굿을 통해 마을의 협동과 화합을 다지고
개인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놀이라고 합니다.
소놀음굿의 진행은 칠성님과 마부, 일곱 나졸과 칠성님,
악사(장구산)와 칠성님의 대화와 장단에 맞춰 부르는 칠성님과 마부의 타령과
덕담, 농사짓기, 지정닦이, 방아찧기등 집단적 동작과 춤과 노래,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설명들이라 그런지 사실 복잡합니다.
한시간 남짓 한 이 공연을 관람한 느낌을 간략히 얘기하자면
화려하고 버라이어티한 쇼가 아닌 연희형식으로 이루어진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놀이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칠성님이 머나먼 서천서역에서 오셔서 인간들에게 농사 짓는 법, 연장 만드는 법, 소를 다루는 법 등
농경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지혜를 깨우쳐주고 인간사회에 풍요를 가져다 준 후
다시 서천서역으로 돌아가는 축제. 그 내용을 춤과 노래 행위묘사와 동작으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놀음굿입니다.
그리고 그 놀이의 마지막은 바로 모두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서천서역으로 돌아가며 관객에게 떡을 나누어주고 행운을 빌어줌으로써
그곳에 있는 우리 모두 함께 동참하는 것 그것이 놀음굿이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요?
서양과 동양을 통틀어 공통된 의식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제의적 의례일 것입니다.
그것은 신에게 기원하는 동시에 그 제의를 통해 평화와 협동심을 기르고
풍요를 기원하는 사람들만의 축제인 셈이지요.
함께하는 축제를 통해 사람들은 화합하고 협동하며 희망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공연을 다 보고 나니 왜 제목을 소놀음굿이라 부르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였습니다.
무속신앙, 굿. 오랜 역사속 우리와 함께 자리 잡고 있지만
종교라는 이름에 가려져 퇴색되어지는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전통문화가 얼마나 많을까요. 궁금해지고 호기심이 생깁니다.

야외공연이라는 특징답게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채우고 비웁니다.
하지만 그 또한 억지스럽지 않고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어르신들, 가족들, 젊은 부부와 아기,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 공연을 관람합니다.
그 모습이 예쁘고 또 예뻐 보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까지 자리 잡고 계시던 할머니가 일어서시고 손자가 돗자리를 야무지게 겝니다.
할머니의 한 손을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드라마틱하게도 아직 떨어지지 않고 예쁘게 핀 벚꽃잎이 흩날립니다.

상반기 무형문화재 공연은 4월 21일부터 6월 2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됩니다.
주말 오후 공연 한편과 함께 산책이 주는 여유로움과 즐거움을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되어집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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